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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책

그녀는 왜 분쟁지역으로 갔을까 - 책 '사람이, 아프다'

아파 본 사람만이 아픔을 치유할 수 있다.

- 사람이, 아프다를 읽고




 언론인이 되고 싶다여러 자질이 필요하지만 사람들이 보지 않는 것보지 못하는 것을 지나치지 않는 눈이 있어야 한다내 주변부터 사회와 세계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다양한 지식과 경험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 일이고그래서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타인의 고통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 이해하게 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비단 언론인뿐일까어떤 역할을 하며 살아가든 타인에 대한 관심과 공감은 사회적으로도 중요하다.


 이 책의 작가 김영미 PD는 분쟁 지역의 민간인 여대생 사상 뉴스를 접한 이후 세계분쟁 전문PD’를 자처했다그러나 평범한 우리는당장 제 코가 석자라일상에 치이며 살고 있는 우리가 남의 일에더군다나 지구 반대편에까지 관심을 쏟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혹은 누군지도 모르는 분쟁 지역의 아무개를 돕느니 당장 내 주변의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우리는 그들의 아픔을 공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느껴본 적도상상해 본 적도 없는 고통이기 때문이다.

 


(김영미PD의 전작 '세계는 왜 싸우는가?' 북트레일러 영상)



우리 아이들이 귀하다면 아프가니스탄이나 다른 분쟁 지역에 있는 아이들도 똑같이 귀한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빵 하나를 주면 그 아이들에게도 같이 빵 하나를 나누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p.60)


 김영미 PD는 분쟁 지역 아이들의 권리를 지키고 신장시키는 것이 세계평화에 이르는 열쇠라고 말한다. 그녀의 맥락은 그 아이들이 아프다면 내 아이들도 똑같이 아플 일이니, 우리는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평화라는 말이 다소 거창하게 들리기는 하지만, 이제 그녀의 다큐와 책을 보고 읽었다면, 그들의 현실을 알게 된 이상, 관심을 가지는 것은 최소한의 인간적인 반응일 것이란 말이기도 하다.


 이런 이야기가 너무 먼 나라 이야기 같고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린다면 내 할아버지가 살았던 시절만 생각해도 충분하다. 우리나라도 60년 전에는 전쟁을 겪었다. 초토화된 한반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불과 30~40년 전까지도 국제적인 후원과 세계의 관심이 있었던 덕분이다. 그것을 토대로 지금의 발전을 이뤄낼 수 있었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이렇듯 우리가 타인의 고통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오래지 않은 우리의 과거이거나 혹은 현실이며, 우리의 작은 관심으로 그들의 미래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촌은 미국과 유럽만을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나 중동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이다.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같은 동네 주민의 고난을 목격한 이상 그를 외면할 수는 없다. 자유와 민주주의의 동의어는 개인주의나 이기주의가 아니다. 공공선, 모두가 권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정의일 것이다.

 

 이 책이 우리가 모두 분쟁 지역에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는 의무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자신의 일상을 열심히 살아온 독자들을 부끄럽게 만들기 위해 책을 쓰고 다큐를 만든 것이 아니다. 전술했듯이 우리는 그 고통을 느껴본 적이 없기에, 그리고 물리적으로도 너무나 멀기에 그들의 아픔을 알 길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알게 됐다. 김영미 PD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스스로 많은 위험을 감수하며 우리에게 진실을 전했고, 우리는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고통과 아픔을 알게 됐다. 독자들로 하여금 분쟁 지역과 이슬람의 억압적인 현실을 알게 하는 것이 책과 다큐의 1차적인 역할이었다. 이후에 어떤 행동을 할지는 전적으로 우리의 몫이다. 하자센터에서는 그의 이야기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 특강을 기획한다. 세미언니는 이면지로 노트를 만들고 남는 펜을 모아 분쟁 지역 아이들에게 보내는 캠페인을 벌이자는 생각을 했다. 혹자는 1:1 해외결연을 통해 제3세계의 아이를 후원할 수도 있겠다. 아니면 그냥 책을 덮고 잠시 그들의 삶을 생각하다 며칠 지나지 않아 분쟁 지역에 대해서는 잊어버리고 눈앞에 닥친 자신의 현재를 살아갈 지도 모른다.

 

 어떤 행동을 선택하든 우리는 가장 큰 첫 걸음을 떼었다.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몰랐기에 불가능 했던 관심은 앎으로써 가능해진다. 우리 모두가 김PD처럼 직접적인 체험자가 되자는 요구는 가능하지도 않고, 와 닿지도 않는다. 다만 김PD와 같은 전달자들을 통해 알게 된 또 다른 현실을 받아들이고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타인이 겪고 있는 아픔이 내가 겪었던 아픔이고 내가 겪을 아픔이라는 인식에서부터 시작하는 나의 작은 관심으로, 한 사람의 인생과 더 나아가 한 사회가 달라질 수 있다.



(2012년 7월 하자센터에서 김영미PD 강연 기획 차 판돌 준에게 보내기 위해 썼던 에세이)




사람이 아프다

저자
김영미 지음
출판사
추수밭 | 2012-02-27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일상을 이어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세...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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