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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모처럼 만끽한 자유, BIFF 2013을 가다!
태풍 '다나스'도 어찌하지 못했던 부산의 후끈한 가을 맞이였다. 어느덧 18회째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영화제)가 10월 3일부터 12일까지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 남포동 일대를 중심으로 열렸다. 영화제에서는 70개국 299편의 영화가 상영됐다. 영화만 모인 것이 아니다. 10일간의 축제 기간 동안 세계의 배우, 감독, 제작자 및 투자자, 관객 등이 부산으로 모여들었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 교육생들도 이 자리에 빠질 수 없다. 교육생들은 그동안 개인 업무와 작업, 특강이나 워크숍 등으로 지친 마음을 떨쳐버리고, 푸른 해운대 바다에서의 축제를 만끽했다. PGK 교육생들이 영화인으로서 함께한, 혹은 생애 처음으로 경험한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다양한 영화 관람에서부터 영화인들과의 뜨거운 파티까지, PGK 창의인재 교육생들이 나흘간 즐긴 영화제를 돌아본다.
비 내리는 바다, ‘오션 뷰’ 숙소와 전용 버스?!
10월 6일 부산으로 떠나는 설레는 아침, 자율적으로 참석한 20여 명의 교육생들과 PGK 소속 피디들이 탄 부산행 단체 버스가 서울을 출발했다. 교육생들은 PGK에서 차편과 숙박을 제공받아 편안한 부산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버스가 달리는 중간, 휴게소에서 삼삼오오 모여 점심을 해결하는 것도 버스 여행의 묘미다. 4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부산에는 약한 빗줄기가 내리고 있었다.
숙소는 해운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ㄱ콘도였다. 해운대 인근에 고급 호텔들이 모여 있지만 이곳은 비교적 가격대가 저렴한 곳이다. 게다가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셔틀버스 노선이 지나는 곳에 위치해, 주요 영화관이 모여 있는 센텀시티 지역으로 이동이 수월했다. 시설은 조금 투박하더라도, 영화제와 부산 바다를 즐기기에는 최적의 숙소였다.
넌 줄 서서 표 사니? 난 ‘배지’로 패스!
보통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인터넷 사전예매나 상영 당일 현장예매로 좌석을 구해야 한다. 인기 있는 작품은 진작 매진되고 만다. 전체 좌석의 20%를 현장에서 판매하지만, 매표소가 열리는 오전 8시 30분 전부터 줄을 서야 몇 장 남지 않은 표를 겨우 살 수 있는 실정이다. 영화제에 왔어도 보고 싶은 영화를 보기가 녹록하지는 않다.
단, ‘배지’가 있으면 예매가 조금 더 수월할 수도 있다. 배지는 ‘영화 제작자, 영화제 대표, 영화 산업의 전문가 또는 문화 기관의 구성원’을 위한 아이디(ID)카드다. 하루 4편의 영화를 무료로 예매할 수 있고, 배지 소지자 전용 부스에서 당일 및 다음 날 상영작까지 예매할 수 있다. 또 아시안필름마켓 등의 부대 행사에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등의 혜택이 있다. 멘토의 회사에서 일과 교육을 병행하고 있는 PGK 교육생들도 필요에 따라 배지를 발급받았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멘토들의 작품이 상영돼 더욱 눈길을 끌었다. ‘김기덕 사단’ 전윤찬 피디가 제작에 참여한 <신의 선물>, 윤기호 피디의 <또 하나의 가족>이 영화제에서 개봉했다. 전 피디는 “GV에 다녀왔는데 객석이 꽉 차고 반응도 좋았다”며 뿌듯해 했다. 한편, <또 하나의 가족>은 삼성 반도체 공장의 백혈병 문제를 다뤄, 제작두레로 제작비를 마련해가며 찍은 작품이다. 민감할 수 있지만 꼭 필요한 이야기를 다뤘다는 평을 받으며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맛 따라 멋 따라, 진정한 부산 여행
여행에 빼먹을 수 없는 요소, 바로 ‘먹방’이다. 늦은 밤까지 파티와 술자리를 전전하고, 힘들게 예매한 영화도 놓치지 않고 보려면 배가 든든해야 하는 법! 특히 부산의 싱싱한 회, 돼지국밥 등 명물들이 교육생들의 입을 즐겁게 했다.
도착한 날은 멘토와 교육생들이 '울타리 횟집'에 모여 부산 영화제의 첫날을 기념했다. 이곳은 창의인재 동반사업단장 여미정 피디가 “4년 전부터 PD들이 부산을 찾으면 회식을 하던 곳”이라며 추천한 곳이다. 박규영 피디, 이현명 피디, 전윤찬 피디 등 멘토들과 PGK 사무국장 신연철 피디와 여미정 피디까지 함께 자리해,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피디들과 교육생들이 스스럼없이 어울렸다. ‘방사능’에 대한 우려는 간데없이, 해산물과 부산 C1소주의 맛은 일품이었다. 자리가 무르익어 영화제 얘기며, 첫사랑 얘기까지 오갔다.
교육생들이 주로 찾은 곳은 숙소 근처의 ‘해운대 맛집’이다. 해운대역을 중심으로 상권이 발달해있고, 골목시장이며 포장마차까지 다양한 가게가 즐비하다. 그중 영화인들 사이에서도 '쌍둥이 돼지국밥'은 유명하다. <친구2>의 곽경택 감독도 즐겨 찾는다는 디저트 카페 '설빙'에서는, 우유얼음 위에 인절미를 올린 '인절미 빙수'나 고소하고 쫄깃한 '인절미 토스트'도 맛볼 수 있다. 교육생들은 멘토와 함께, 혹은 끼리끼리 어울려 맛집을 찾았다.
생생한 피칭 현장, 보는 것이 배우는 것!
영화제에서 열린 여러 가지 부대행사 중 피칭은 교육생들이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는 행사였다. 피칭이란, 기획·개발 단계에 있는 영화를 투자자들에게 발표하는 자리다. 프로덕션 전 단계의 영화를 많은 이들에게 소개하고 투자를 이끌어내며, 공식 행사에서는 심사를 거쳐 훌륭한 피칭을 선보인 작품에 각종 지원과 상금이 주어진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아시안필름마켓'에서 세 번의 피칭 행사가 마련돼 예심을 통과한 작품들이 무대에 올랐다. 앞으로 자신의 영화를 알려야할 교육생들에게는 직접 현장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먼저, 부산영상위원회가 주최한 프로젝트 피칭에서는 PGK 멘토인 윤기호 피디가 <미성년>을 선보였다. 윤 피디의 제자인 이시현 교육생은 “발표를 구성할 때 영화를 작품, 제작 과정, 시장 등 여러 관점에서 바라본 점이 인상 깊었다”며, “피디님이 준비도 많이 하신 것 같았고 멋있었다”고 응원했다. 윤 피디는 미성년 티저 포스터 리플릿을 준비해 관계자들이 작품 기획의도와 제작자 연락처를 쉽게 볼 수 있게 하는 등 센스 있는 준비도 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부산국제영화제, PGK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KOCCA 신화창조 프로젝트 피칭’ 행사에는 특히 많은 멘토와 교육생들이 찾아 피칭을 지켜봤다. 장선희 교육생은 "피칭을 보려고 일부러 배지(아이디카드)를 발급받은 것이기도 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신화창조 피칭은 '신화창조 프로젝트 2012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에서 선발된 여섯 편의 이야기들 중 우수작을 선정해 시상하는 행사였다. 머지 않아 무대 위에서 자신의 작품을 피칭할 교육생들의 모습도 그려볼 수 있었다.
파티 투나잇 ♪
영화인으로서 즐기는 영화제가 더 재미있는 이유? 각종 제작사, 투자사, 관련 기관 등의 주최로 열리는 ‘파티’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감독, 프로듀서, 유명 영화배우 등이 모여 이야기 나누고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밤마다 마련된다. 일부 파티는 초대장을 지참해야 하는데, 멘토와 함께라면 ‘프리패스’나 마찬가지다.
멘토인 이윤진 피디와 하루 일찍 도착한 문시윤 교육생은 5일 밤 ‘롯데 나이트 파티’와 ‘CJ엔터의 밤’에 참석했다. 각각 롯데엔터테인먼트와 CJ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한 행사로, 영화 관계자들이 참석하고 아이돌 그룹이 흥을 돋우기도 한다. 문 교육생은 “피디님이 데려가주셨는데, 가볼 수 있어서 좋았고 신났다”고 말했다. 특히 2013년 하반기와 2014년에 각 배급사에서 개봉 예정인 영화 라인업이 공개돼 트렌드를 미리 알 수 있어 유익했다고.
교육생들이 부산에 도착한 6일에는 영화사 봄이 주최하는 ‘영화인의 밤’과 싸이더스HQ의 ‘싸이더스HQ의 밤’ 파티가 각각 열렸다. 스포츠댄스 공연이나 디제잉으로 파티 분위기를 내고, 전도연, 송강호, 김윤식 등 배우들과 박찬욱, 봉준호, 김지운 등 세계적인 감독들까지 파티를 찾았다. 그 자리에 PGK 교육생들도 함께 했다.
달아올랐던 영화제의 열기에 익숙해질 즈음, 부산 달맞이고개에서 ‘PGK의 밤’이 열린다. 이전 파티들이 사람들 사이에서 부대끼고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즐기는 자리였다면, PGK의 밤은 편안한 사람들과 떠들고 마실 수 있는 자리였다. 멘토들이 직접 전을 부치거나 술을 나르는 모습도 보였다. 파티를 즐긴 박선영 교육생은 “작년에도 부산국제영화제에 왔지만, 올해는 PGK라는 소속감도 들고, 만나기 쉽지 않은 영화 관계자들과 만나 얼굴이라도 익힐 수 있다는 게 좋다”고 말했다.
모처럼 자유로운 일정 속에 이뤄진 행사라, 궂은 날씨도 교육생들의 들뜬 마음은 막지 못했다. 영화를 보거나, 오랜만에 만난 동기들과 회포를 풀거나, 영화인들 사이에 섞여 파티를 즐기는 동안 교육생들은 '언제나 맑음'이었다. 언젠가 이 영화제의 주인공이 될 PGK 창의인재 교육생들의 앞날도 '언제나 맑음'일 테다.
글 정주원
사진 정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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